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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예염! VOL.3-새싹원고]:'극복의 기술' (19.6.24.월)

댄서스라운지 2019. 6. 24. 16:21

 이번주 공연을 앞둔 지금, 마지막 <새싹원고>를 개재하며 사뭇 담담한듯 써내려간 아래 무용과 졸업생 두 명의 글은 실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무용과를 나온 다수의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극뽁!하려는 무엇은 더욱 절절히 와닿고, 저는 이번 주말 이 아티스트들이 피땀 흘린 공연이 참 많은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번아웃을 극복하는 <극복의 기술>로 이번주 금요일과 토요일 라운지에서 뵙겠습니다.




<극복의 기술>

 

이성경, 심현정 | [2019 새싹이예염!] 선정 안무자


  

<번아웃 증후군 자가진단 테스트>

1.쉽게 피로를 느낀다2.일이 재미가 없다.     3.이유 없이 슬프다.     4.짜증이 늘었다.

5.화를 참을 수 없다.    6.여가 생활을 즐기지 못 한다.    7.만성피로, 두통, 소화불량이 늘었다.

 

일하기 싫고, 자도 자도 피곤하고,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나는 춤이 단지 좋아서 시작했다. 그러나 먹고 사는 문제가 삶에 들어오면서 분명 내가 좋아서 췄던 춤이 어느 순간 내가 살아가기 위한 벌이의 수단이 되었다. 밥 먹을 시간을 쪼개서 스케줄을 하기도 했고 내 정성에 비해 터무니없는 댓가를 받는 일에도 하나가 아쉬워 매달리기도 했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춤추는 삶이 아니었다. 나는 반복되는 일에 지쳐갔고 격하게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일을 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춤을 추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점점 지쳐가는 나를 위해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 나섰다. 짧게 여행을 가거나 내가 좋아하는 바다를 보러 가기도 하고 내가 걱정하는 것들이 얼마나 작디작은 인간의 쓸데없는 고민들인지 느끼기 위해 산에 올라가 생각도 하며 기분전환을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하지만 해방감과 행복은 그 순간 뿐, 일상으로 돌아오면 현실의 피로와 압박이 다시 나를 자극했다.

       어느 날 하루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탔을 때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오늘 하루 동안 무슨 일을 있었는지 모르지만 다들 굉장히 지쳐 보였다. 잠에 취한 사람, 오늘 힘들었던 일들을 통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사람, 멍 때리는 사람 등 생기 있어 보이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 문득 지하철 창에 비친 내 모습은 껍데기만 다를 뿐 생기 하나 없이 앉아 있는 앞 사람과 똑같았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무게를 어깨에 지고 있었다. 우리가 힘든 이유가 무엇인가? 극복하는 방법이 뭘까? 내가 좋아하지만 동시에 나를 괴롭게 하는 춤을 계속 추는 것인가, 이대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서 같은 삶을 반복하는 것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모든 것을 그만두고 나를 누르고 있는 것들에서 도망치는 것인가?

       안무를 하면서 몇 가지를 내려놓으려 노력했다. 우리의 작품이, 동작의 수준이 남들의 기준과 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에 있어 보이려고 애쓰는 나 자신을 내려놓으려 노력했고, 우리를 누르고 있는 어떤 것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안무를 통해 우리를 누르는 것들을 내려놓으려 노력 했듯, 보시는 분들도 힘듦을 선사하는 것들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