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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예염! VOL.3-새싹원고]:'공연이라는 ‘데드라인’을 ‘촉촉하게’ 준비하며'(19.6.17.월)

댄서스라운지 2019. 6. 24. 16:12

공연의 데드라인을 이제 2주 앞으로 남겨둔 지금, <새싹이예염!>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다원예술의 박정은 안무자가 품은 주제- ‘데드라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공연이라는 데드라인촉촉하게준비하며>

 

박정은 | [2019 새싹이예염!] 선정 안무자


      

          처음으로 안무를 해 봅니다. 지금까지 물 흐르듯 즉흥을 해왔습니다. 어떤 제약이나 약속도 없이 그 순간의 흐름에 존재하는 훈련이었습니다. 반면에 안무란 스스로 물길을 터고 그것을 공유하는 거라고 느낍니다. 즉흥은 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무란 길을 터고 그 길로 데려와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손님이 동네에 찾아왔을 때, 미리 산책할 경로를 계획하고 안내하는 것이 안무이고, 손님이 집에 찾아왔을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 응접하는 것이 즉흥이라고 비유해봅니다.

어느 것이 나에게 더 긴장(감정의 물)을 유발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상황에 기대어 한치 앞을 알 수 없이 순간 순간을 느끼고 데드라인에 도달하여 내릴 수 없을 수 밖에 없는 결정들이 내려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신인안무가전에 참여하게 되어 안무를 결정해나가며 기차길을 놓듯 단추를 끼우듯 준비해나갈 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즉흥의 결과는 어쩔 수 없다면, 안무의 결과도 그리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준비한 것이 손님 입에 맞지 않을 수 있고, 그 땐 이미 준비가 끝난,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책임을 느낍니다. 스스로에 대한 책임 입니다. 관객이 좋아하던 싫어하던, 그래도 스스로 준비하여 내어놓는 것. 나의 소신대로 내가 해야할 이야기를 먼저 꺼내 말 한마디 건네는 것. 누가 말 걸어주기를 기다리다가 마르기 전에 스스로 촉촉하게 물을 뿌리고 먼저 한마디 던저보는 것.

       그렇게 공연이라는 데드라인을 만나가고 있습니다. 즉흥과 안무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시간의 데드라인을 그으며 발견합니다. '결국'의 시간과 '미리'의 시간 사이를 오가면서 시간에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물이라는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는 상태에서 물의 데드라인을 만들어 나가는 개인적 여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