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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예염! VOL.3-새싹원고]: 당신은 젠틀맨인가? (19.6.10.월)

댄서스라운지 2019. 6. 24. 16:05

작품에 대한 젊은 안무자들의 고민을 담아낸 <새싹원고>를 연재하며 [2019 새싹이예염!]의 마지막 여정을 시작합니다. 차곡차곡 움직임과 생각을 담은 다섯 작품들로 여러분을 뜨겁게 맞이하길 바라며, 오늘부터 <새싹원고>하단에 [2019 발아신고 vol.3]의 예매사이트가 함께 오픈됩니다. 6월의 마지막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당신은 젠틀맨인가>

 

박지예 김송연 | [2019 새싹이예염!] 선정 안무자


  

       하루 일과 후 지친 몸을 지하철에 실었을 때, 피곤에 찌들어 후들거리는 내 다리를 일으켜 매번 양보를 해야만 하는가. 우리는 아직 젊기에, 일어난다. 그렇다면 습관처럼 몸에 배어있는 친절은 과연 진실된 것일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우리의 사소한 일상 속에서 가끔 내면적인 갈등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배려임에도 보상을 바라기도 하며,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으면 화가 나기도 하고, 겉치레를 위해 마음에도 없는 배려를 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들로 인해 우리는 배려란 무엇인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반영하여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작품 제목은 젠틀맨으로 이타심에 관한 이야기이다. 타인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이 아름다운 미덕으로 자리 잡은 세상에서 남에게 베푼 이타심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 아니었다면 이를 과연 진정한 이타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이른바 미덕이라는 이름 아래 호의를 거절한 행동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위치, 대인관계, 타인의 시선을 위해 지켜야할 규범적 허울이 아니었나-, 하는 질문이고 그렇다면 이는 실은 이타심이 아니라 이기심이 아닌가, 라는 것이다.언제부터 배려의 본질보다 허울이 중요하게 되어버린 것인지, 처음 의도가 불순했으니까 나는 착한 행동을 했지만 실은 나쁜 사람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착한 행동을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사람인지, 우리는 여기서 질문해볼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작품에 들어가며 내린 결론은 우리는 착한 사람은 아니지만 예의바른 사람이다라는 것이고, 이번 작품에서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우리는 원래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면면들을 드러내기 위해 우리는 이번 작품 안에서 나쁜 행동들을 많이 할까 한다.

          우리의 안무는 행동동사기법으로, 여러 가지의 행동들로 인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만지지 마시오라고 쓰여 있으면 우리는 (나쁜 행동을 의도하고 있으니) 표지판을 보고서는 만지다라는 동사를 한다. 그러면서 여기서 좀더 다양한 움직임을 뽑아내 본격적인 안무 동작으로 발전시켜보는 방법이다.

 

ps. 저희가 준비한 젠틀맨의 모습이 온전히 관객분들께 전해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만들겠습니다. 공연을 관람하면서 작은 공감과 즐거움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