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최김지정 오후의 예술공방 회원 | 에어리얼리스트
채식을 하는 기간동안 고기가 먹고 싶지 않느냐 채식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채식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육식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매번 공연이 끝나고 고기를 한껏 먹어야만 진정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은 뒤풀이 문화, 살아있는 걸 못 먹겠다며 상추는 왜 먹냐는 시선, 까탈스러운 걸 싫어하는 어르신들에게 밉보이기 싫었던 이상한 내 마음같은 것들이었다.
우리는 대부분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이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드러운 소가죽 소파를 보았을 때,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보았을 때 우리는 왜 자꾸 소파를 집에, 삼겹살을 입 안에들여놓고 싶은 것일까.
이번 공방 워크숍에서 읽게 될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의 저자인 멜라니 조이는 이러한 가치 기준과 행동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개, 돼지, 소 (그리고 인간)이 실상 유사하다는 사실을 막연하게 알고 있으나 이들을 고문과 같은 방법으로 죽이고 그 살코기를 먹는다.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된 도덕적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적 장치와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멜라니 조이는 ‘정신적 마비’를 가장 중요한 정당화 도구로 꼽는다.
“충격이나 폭력에의 대처를 돕는 정신적 마비는 적응적이다. 즉 유익하다. 그러나 마비가 폭력을 허용하는 데 쓰일 때는 부적응적, 즉 파괴적이 된다.”
오후의 예술공방에서 해왔던 춤 작업은 늘 비가시적 상황을 가시화하고, 무용수로서 자신의 신체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몸’에 관심을 두고자 했다. 3월에 열리는 워크숍에서 또한 잘 차려놓은 요리 뒤에 보기 좋게 썰어놓은 식재료 뒤에 큼지막한 동물의 살덩어리와 내장 뒤에 동물의 사체 뒤에 감정과 고통을 느끼며 살아있는 동물을 만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을 소개합니다. (0) | 2022.08.22 |
---|---|
47번째 살롱스터디 알림: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19.8.25.일) (0) | 2019.08.11 |
45th 살롱스터디 알림: <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뱀> (19.2.23.토) (0) | 2019.02.10 |
43rd 살롱스터디 후기: <아픈 몸을 살다> (18.4.21.토) (0) | 2018.05.22 |
45th 살롱스터디 알림: <인간의 대지> (18.5.26) (0) | 2018.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