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RS' LOUNGE-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7th Salon Study 공고: 품위있는 사회 (14.

댄서스라운지 2014. 4. 24. 20:57

 

 

품위 있는 사회는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다.

나는 품위 있는 사회와 문명화된 사회를 구분한다.

문명화된 사회가 구성원들이 서로 모욕하지 않는 사회라면,

품위 있는 사회는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다.

 

 

(아비샤이 마갈릿, 품위 있는 사회, 신성림 옮김, 동녘, 2008 15쪽)

 

  

 

 

 

요즘 뉴스를 보면 집회를 하다가

끌려가는 머리가 하얗게 쇤 노인네들,

앞치마와 머리띠를 두른 아주머니, 아저씨들을

꽤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면 마음이 불편해지지요.

아마 저만은 아닐 거여요.

우리가 어렸을 때 시위와 집회의 축은 젊은이들이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세상에 대한 외침은

밥벌이를 할 기회를 얻으려 

모든 시간을 저당잡힌 젊은이들보다는

가족들을 먹여 살려온 삶의 터전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아

거리로 나온 중장년층에게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진압차에 오리새끼처럼 투옥되고,

이를 거부하며 완강하게 저항하다 화재로 생명을 잃거나,

절망의 끝에서 자살을 하는 건 더이상 젊은이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불타버린 용산의 건물과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바로 그 현장이

어떠한 추모의 한 줄도 없이 시멘트로 덮여 주차장으로 변한 현실을 볼 때,

또한 밀양에서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을 반대하며 

생의 끝을 자살로 마감한 할무이, 할부지들의 삶이

뉴스 자막의 한 줄 소식으로 너무도 빨리 지나갈 때-

저는 이 사회가 이들에게 가한 모욕과 고통의 무게에 비해

너무도 초라하게 다뤄지는 듯한 예의를 봅니다.

그러면서 생각합니다. 

 

'이 사회에서 지켜져야할 최소한의 품위는 무엇일까-.'

 

 

 

오후의 예술 공방 일곱번째 스터디는

이 사회를 모욕과 존중이라는 두 키워드로

해석해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이스라엘의 학자 아비사이 마갈릿이 쓴 

 '품위 있는 사회'라는 책은  

좌파-우파의 정치적 시선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모욕'과 '존중'이라는 개념에 근거해

인간을 존중한다는 뜻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의 연장선에서

'개개인에게 가해지는 '사회적-제도적 모욕'을 줄인다-'의

말의 의미는 무엇인지,

여러 단면으로 조망하며 이야기하고 있고요. 

 

이 사회에, 그리고 우리 삶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 때

그저 기분이 나쁘다는- 감정적인 표현만이 아니라, 

사회적 모욕감이 느껴지는 구체적 이유와

존중이 필수조건으로 요구되는 여러 측면들을 

조금은 개념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1부: 모욕의 개념과 존중의 근거-는 이정원양이

2부: 사회적 개념으로서의 품위-는 배윤숙양이

3부: 사회제도의 검증-은 권지영양이 해주실 예정입니다.

2.19일인  돌아오는 수요일 오후 세시, 

홍대 씽크테이블에서 열립니다.

 

 

 

개인이 이 사회에서 느끼는 모욕과, 불쾌와, 존중의 지점을

곱씹고 이해하려 노력하다보면-

우리 안에서 가끔은 세차게 흔들리는

예술의 방향성이, 흐릿한 이정표가 조금은 선명해질지도 모르지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