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RS' LOUNGE-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17th 살롱스터디: '대형사고는 어떻게 반복되는가. by 박상은 (14.12.27.토)

댄서스라운지 2014. 12. 20. 12:46

 

십여년 쯤 전,

미국의 액션-스릴러 영화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봤습니다.

가해자들이 자신들이 성폭력을 행사한 여성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어 협박하는 내용이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으로 가는 길은 멀고먼,

그니까 사진과 동영상 기능이 

갓 추가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가 휴대전화로 

그런 폭력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니

문명의 이기를 이용한 폭력성이 

너무도.. 끔찍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막연히 생각했지요.

'저런 막되먹은 일이 설마 

우리나라에선 일어나지 않겠지..'

  

십여년이 지난 지금-  

신문에는 고등학생, 어른, 정부 관료 등등 

다양한 계층이 저지른 성폭력, 

성추행 사건들이 연일 보도됩니다.

당연히 사건에는 위에서 말한 2차 피해도 있고요.

다만- 

저는 더이상 그 폭력성에 치를 떨지 않습니다.

되풀이되는 비슷한 사건들 속에서 그저 잠시 안쓰러워하고 

연예면으로 시선을 돌릴 뿐입니다.

그날 영화를 봤을 때 받았던 충격이 

그때 내가 '순진했었지'라고 위로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돌아보면 사실 그게- 무섭습니다.  

사실은 일어나는 게 당연한 일을 '순진해서' 몰랐던 게 아니라,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던' 것인데요..  

이에 당황했던 그날의 자신을 '순진하다'고 달래며,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부식되어가는 제 멘탈도 조금씩. 그렇게. 길들여져 가는 것.

 

 

오후의 예술공방에서 마련한 17번째 스터디이자

<안무자 스터디 시리즈> 마지막 3탄은

손나예 안무가가 준비한 

'대형사고는 어떻게 반복되는가'입니다.

살롱이브닝을 위한 안무자 스터디의 마지막 회로써,

국내외에서 반복되는 대형사고의 원인을 짚어보고,

이런 사회 속에서 예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1부: 국내 사례는 손나예 안무가가

2부: 해외 및 국내의 유사 사례는 김하람양이

3부: 민영화와 사회 제반적 문제점은 

채미정님께서수고해주실 예정이며, 

끝난 후 작품 개괄은 손나예 안무가께서 수고해주실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날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1년 동안 스터디하느라 수고하신 예술가분들을 위해

라운지에서 맥주와 탕수육을 조촐하게 준비할 예정입니다.^^  

끝나고 조촐한 뒷풀이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오니,

머리는 뜨겁게, 끝나고서 가슴은 시원하게~!

우리의 연말을 예술과 지성으로 다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항상 그렇듯, 공방의 모든 스터디는 고민하는

풀뿌리 예술가분들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연말의 이 우울한 이야기가 여러분을 

깊고도 두툼한 감수성을 일깨우는 시간으로 초대하길 바라며-  다음주 토요일에 뵐께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