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에게 노인이 된 내가 찾아옵니다. 두둥.
타임슬립 드라마에 줄곧 등장하기도 했던 소재이지요. <아픈 몸을 살다>의 저자는 미래의 나를 만났을 때 가장 놀라게 될 일은 ‘내가 미래에 심각하게 아프다’는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댄서들은 새해 인사로 ‘올해도 부상없이 화이팅’ 식의 덕담을 건네곤 합니다. 부상, 몸, 춤, 돈벌이, 작품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아서 프랭크 역시 ‘질병은 삶의 모든 부분을 건드린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쉽게 해오던 사소한 일상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환자에게 병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실례일까 조심하다 연락이 끊어지고, 돌봄제공자는 지쳐갑니다. 훗날 내 십자인대가 파열된다면, 척추추간판이 탈출한다면, 암이나 당뇨병에 걸린다면 혹은 이런 질병이 이미 내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내 춤과 삶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인간예찬]이라는 올해의 살롱이브닝 공연주제를 마주하며 심각한 환경문제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고, 이웃의 개도 잡아먹고, 사람에게 미사일도 쏘고, 여전히 소수집단을 혐오하는 ‘인간’에게 ‘예찬’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괜찮은 것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세 안무가는 예찬할만한 ‘인간’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4월의 스터디를 맡은 팀은 이번 작업에서 인간의 범주를 동물보다 낫고 지구상에서 가장 이성적이며 다비드상처럼 근육질의 튼튼하고 젊은 몸으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하루하루 노화하고 질병을 경험하며 환자를 돌보게 되는 ‘인간’ 그리고 ‘댄서’로 의미를 제한하였습니다. 또한 ‘예찬’이란 사회적 찬사와는 거리가 먼 뜻으로 인간이 자신의 몸과 질병을 주체적으로 경험하며 자신의 아픈 몸에서 경이와 조화를 발견해 나가는 개인적 과정을 의미합니다.
평소보다 한주 앞당긴 4월 21일 토요일,
3시부터 아서 플랭크의 <아픈 몸을 살다>로 살롱스터디가 진행됩니다.
댄서스라운지에서 만나요!
- [2018 살롱 이브닝: '인간예찬'] 안무자 김지정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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