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사건은 ' '대학살'에 가깝다. 유태인 학살과도 같은....'
- 어느 넷티즌의 댓글 중.
3주 전-
우리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쇳덩이에 갇혀
찬찬히 물속으로 수장되는 장면을 미디어를 통해 지켜봤었죠..
뱃속에 갇힌 아이들과 항구에 묶인 어미와 아비는
쇳덩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절규를 듣지 못한 채, 하나둘 쓰러졌습니다.
이 거대한 비명을 틀어막은 권력기관의 배들은
회색 선박 곁을 띄엄띄엄 맴돌기만할 뿐,
배가 가라앉는 동안 유리를 깨거나,
선체를 뚫으려는 어떤 갈급한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돌아오는 말은 '물살이 세서...'
이렇게 학생들의 주검을 부력으로 하여 떠오르는 잔악한 사회적 부패의 한가운데에는
생명보다는 '상부의 지침'이, '조직의 이익'이 우선이었던 관료들의 길들여진 멘탈이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결여된, 무뇌에 가까운 조직적 행동이 끼치는..
이 일상적이어서 무서운 사회적 해악을 우리는'악의 평범성'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오후의 예술공방 열 번째 스터디는
어느 여성 철학자가 쓴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함께 합니다.
이 책은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세계2차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계획을 수행한
나치 관료 아돌프 아이히만의 전범재판을 참관하면서 '뉴요커'에 기고한 기사들을 책으로 묶은 것입니다.
유대인들을 거의 멸절상태로 이끈 주요 관료가
드디어 예루살렘의 법정으로 붙잡혀왔을 때
대중은 이 책임자의 얼굴이 궁금했겠지요.
눈초리부터 사악할 거라고..
뿔이 두 개는 아니어도,
요즘 인기인 연쇄살인드라마의 싸이코패스처럼
미소와 광기, 그리고 확신이
순간순간 흐를 거라고 상상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재판정에 선 아이히만은
안경을 쓰고 머리가 벗겨진,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
더군다나 가정과 주변에서는 꽤 성실하고
예의바른 사람이라는 평판도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의 죽음에는 나름 애통해했고,
정체가 불분명한 간헐적 양심으로..
그들을 돕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평범'하고 '선량'해보이는 그가
'순전한 자부심으로 따른' 정부 정책의 수행 과정은
결국 육천만 명-이라는 유대인 대학살, 즉 '홀로코스트'의 결과로 드러납니다.
이 엄청난 죽음을 몰고온
아이히만의 사고는 어떠한 모습이며,
지금 이시대- 200명 이상 학생들의
죽음을 몰고온 우리의 현실 앞에서
비슷한 아이히만들이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어느 순간이라도 나 역시
비슷한 사고방식에 물들어가진 않은지..
이 비극 앞에서 적어도 한 번은 냉엄한 공분으로
이 세계를, 우리 사회를, 내가 속한 공동체를,
그리고 자신을 꿰뚫어봐야 합니다.
1부: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전말과
나치 전범재판 과정은 조진영양이.
2부: 본문 1~8과는 주산나양이
3부: 본문 9~마지막은
채미정양이 수고해주실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사태 관련 토론은 제가 이끌 예정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함께 울어야 하는가...'하는
우리가 예술가로서 깨어 있어야할 최소한의 자각과 고민을 이번 스터디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5월 30일 오후 2시 홍대 씽크테이블에서 열립니다.
마지막 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30일에 분향소 조문 일정이 추가되었고, 모임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함께 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셔서 변경 사항을 확인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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