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RS' LOUNGE-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13th 살롱스터디 후기:잡식동물의 딜레마 (14.8.30.금)

댄서스라운지 2014. 9. 8. 18:45

 

때로 꿈을 품는 기간은 길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를 경작할 모든 생각의 준비와

확신을 허물어 재차 조물딱거리는 과정이 끝나면

더이상의 주저함은 없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죠.

일에는 성공만큼 찬란한 실패도 오고,

그 모든 잔상에도 더이상 괴로움이 없을 때-

성공과 실패, 주변의 평가나 시선은

더이상 그리 두렵거나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대략 1년 전 이맘 때 즈음-

저와 함께 역적모의에 능통한 무용단의 친구 

둘과 시작한 예술공방이 1년을 맞았습니다.^^  

가볍지 않은 스터디를 바탕으로 

우리부터 괜찮은 예술가가 되려고

야금야금 준비했던 모임은

주변 예술가들의 참여로 좀더 커졌구요.

이번에 지난 1년을 자축하는 

열세 번째 스터디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조금은 빠른 듯한 팽창의 속도에

기쁘기도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성숙과 성장의 공정이 느슨해질까,

한편 긴장도 되네요.^^

  

이번 스터디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사회 정의와도 직결된다는  '음식정의' 

(Food Justice)에 대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음식마저 자본화되는 시대에 

곡물의 씨앗은 유전자를 조작하는

거대 기업에게 잠식되었고,

농부들은 오로지 한 해 경작만 가능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곡물 씨앗을 구매해 

대량생산을 하도록 내몰립니다. 

이런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첨가된 과당, 

과자류와 음료수, 이 사료를 먹고 큰 

소와 돼지고기는 싼 가격에 마트로 유통되고,  

북미의 저소득층은 이런 식재료의 구매 유혹으로 건강이 위협당합니다.

 

때문에 

어떤 음식을 어떻게 구매해 먹을 것인가는- 

단지 내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정의의 측면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이번 스터디는 그런 의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먹거리를 만들어오는 시간을 가졌고,

식재료를 어떻게 구입해 조리했는지-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확실히 나누고서 먹는 음식은 맛이 다르더군요.^^

  

이번 스터디는 앞으로 예술공방의 아지트가 될

'어반 무브먼트 살롱: 댄서스 라운지'에서 열렸습니다.

'댄서스 라운지'는 안무가와 춤꾼들을 위한 

움직임의 창작 공간으로서  

스터디도 하고, 안무도 짜고, 세미나도 열고

이를 바탕으로 소규모 공연을 꾸준히 올리려는 

의도로 기획된 멀티 스튜디오입니다.  

(참고로 학원은 아닙니다..^^)

 

 

홀의 아름다움 때문에 

제가 돈을 엄청 들였다는 괴소문이 났는데..

아항항항~! 그건 아니구요.^^

맥디자인의 최종인 대표님과 제가 머리를 맡대고 

이 정도 크기의 무용실이 드는 지극히 평균적인..

인테리어 비용과 기증받은 물품들을 십분~!

재활용해 탄생한 공간입니다.   

 

저는 예술에 관한 작은 신념이 있어요.. 

돈과 화려함으로 자극적 감흥을

극대화시키는 예술보다는 

올바른 공정을 통해 소박한 단순성으로

치열하게 품어진 예술을 귀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이곳은 그 원칙을 살리려고

임대한 사무실에 남겨진 자재 대부분을 수거해

그 위에 최종인 선생님의 예술성을 덧입혀

공간적 '품위'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된 공간의 아름다움은

자본화된, 그리하여 돈이 없으면 

예술도 하기 힘든 세상에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말해주는-

예술의 올바른 용처와 가치에 대한

작은 이정표인지도 모릅니다..

손때 묻은 세월의 빛바램이 미적 감수성과 만나

두툼한 인간미를 품게된 예술-

새것에, 화려한 테크닉에, 

조악한 주제의식이나 신비주의적 아우라에 

흔들리고 난타당하지 않는 예술.     

이를 꿈꾸며 좀더 치열하면서도 유쾌하게-

움직임의 향연을 준비하려 합니다.

 

이 날 스터디를 이끌어주신 주산나,이정원,권지영

그리고 참여해주신 모든 예술공방 식구들과 

그 친구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 참으로 가치있는.. 

예술의 의미를 옷 입혀주신 맥디자인-탄쯔의 

최종인-이병일 대표님께도 감사드려요.^^

 

담달은 수잔 손탁이 쓴 '타인의 고통'이고,

2014. 9. 27. 토 댄서스 라운지에서 열립니다 

  

다들 수고하셨고  

이제부터는 조금더 섬세하고 찬란하게- 꿈을 꿀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