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회 세계여성의 날 헌정 공연,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찬란한 벌판>을 준비하며 이 공연의 영감이 된 여성 무용가들과의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무용계에서 페미니즘을 근간으로 자신만의 단단한 우주를 구축해온 서경선 안무가를 벅찬 마음으로 초청하였는데요. 서경선 안무가는 본인을 소개할 때 항상 "저를 '늘'이라고 불러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이름처럼 그녀는 늘- 촉촉한 마음의 물기를 품고 있지요. 그녀의 느릿한 말투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일상의 메마름을 채우는 윤기가 듣는 이들에게도 전해집니다.
<산책할까>, <집 시리즈>, <몸이 생각> 등을 기획하며, 서 안무가는 여성이기 때문에 짊어져야 하는 가사노동의 무게와 여성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고민이 녹아든 프로젝트를 선보여왔는데요. 그중 대표작인 <집 시리즈>는 가사노동과 예술 작업을 병행하는 많은 여성 예술가들에게 일과 삶을 분리시키지 않고, 자신의 집을 직접 무대로 바꾸어 작품을 선보이는 놀라운 반전의 영감을 선사하였습니다.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찬란한 벌판>에서 선보일 그녀의 작품 <단단한 고요>에서, 서 안무가는 '일상의 몸이 일상의 힘이 된 여성의 노동에 대해, 어쩌면 새롭게 다시 써야 할 여성서사'를 말하려고 합니다.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실천적 행보가 늘 한결같은 서경선 안무가를 2019년 겨울, 댄서스라운지에서 만났습니다.
제 35회 세계여성의 날 헌정공연: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찬란한 벌판> 초청 안무자 인터뷰
서경선의 '단단한 고요'
2019. 12월 댄서스라운지
인터뷰어: 천 샘 | 오후의 예술공방 대표
[천샘(이하 천)]: 우선 이번 세계여성의 날 헌정공연에 안무자로 모시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고, 수락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지난 몇 달 동안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함께 공연을 만들기 위해 초청하는 한 분 한 분에 무척 신중을 기했다. 그리하여 지난 주, 본격적인 공연 소식을 알리는 소개글을 올리고 포스터에 드디어 이분들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뜨거운 마음으로 울컥했다. 초청의 기준은 예술가로서 추구해온 작품의 행보와 함께, '여성'이라는 주제에 대한 실천적 행동반경이 묵직한 분들이었고, 나 개인적으로는 서경선 안무가가 가장 적합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공연에 올리게 될 작품 제목과 주제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서경선 왈(이하 서)]: 작품 제목은 <단단한 고요>다. 여성의 가사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결혼하고 나면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노동이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이라고나 할까? 당연시 되는 노동, 어쩌면 사소하다고 사회에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나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노동... 그런데 이게 왜 사소하게 취급받아야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들면서 이 주제를 꺼내는 것이 새로 쓰는 여성서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천 왈]: '가사노동'이라는 주제를 선택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나?
[서 왈]: 결혼 후, 내 삶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아이를 낳고 싶어서 결혼했고, 또한 남편이 다른 남성에 비해 대화가 잘 되고 존경할 만큼 사회운동(정확하게는 노동운동이다)도 많이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여성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 남편도 자신의 기준으로는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족제도에 문제가 있는데 그 부분을 어찌하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여성 문제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아이를 낳은 후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우리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 전에는 춤과 안무만 하면서 살았는데, 우리 사회에 눈을 뜨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직접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문제나 여성 문제를 거대담론으로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에게는 사사롭게 취급받았던 것들에 대해 재조명하는 것이 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천 왈]: 이야기를 들으니 앞치마를 입고 추는 모습도 상상되는데?
[서 왈]: 작품의 경우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82년생 김지영』이 처음 나왔을 때 책의 주제가 중산층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왜 다른 계층의 여성들은 다루고 있지 않는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다.
[천 왈]: <늑대여 오라!>, <집 시리즈> 등, 서경선 안무가가 추구한 프로젝트들에서 하나의 관통하는 메시지, 혹은 추구하는 가치가 있어 보인다.
[서 왈]: 무용을 하면서 개인적주의적, 효율적, 합리적인 것을 학습했는데, 결혼 후 그것이 깨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결혼 이후 내 몸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나는 사회에서 바라보는 이상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내 작업 환경을 탄력적인 근무형태(?^^)로 재배치하게 되었다. 그 후 여태 몇 년 동안 여러 형태의 모임을 계속 만드는 자신을 보면서, ‘나는 함께 하는 작업을 선호하고 있구나’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다. 즉 만나고, 대화하고, 평등한 구조를 쫓는 모임을 지향하고 있구나, 하는...
흔히 공연을 한다고 하면 멋진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준비한다고 가정할 때, 실제로 ‘그 사람의 삶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다. 다시 말해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 사람의 삶은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게 소중했던 것은 없어지고 무대를 향한 순간만을 달려가는 몸이 남는다. 나는 그 지점에 대한 대안을 내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집 시리즈>라고 이름 붙인 내 집에서 하는 공연을 계획했다. 사사롭고 사소한, 다시 말해 무대에서 목숨 걸고 하는 작업이 아닌 낭독만이어도 되고, 부담감이 덜하고 편한 공연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관객들 역시 무대를 바라볼 때 무용수가 어떻게 하나 보자, 라는 긴장감이 있다. 그런데 집에서 할 때는 따뜻함이 더 많다. 이 집이 어떻게 생겼지? 라는 호기심이 더 크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움직임에도 변화를 준다. <집 시리즈>의 경우 처음에는 혼자 준비했던 공연이지만 언젠가부터 남편이 관객들에게 식물을 나눠주고, 아이는 스스로 부스를 만들어서 이름을 적더니 다음 해에는 스태프 목걸이를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자발적인 관계는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되었다. 집에서 하는 공연을 마치면 늘 충만함이 있다. 예전에는 공연을 하면 다 털린 느낌이었는데 말이다. 과거에는 내가 사회에서 기대하는 무언가에 따라가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부담감이 없고, 대신 그동안 만족감의 차이가 너무 달랐음을 깨닫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늑대여 오라!>라는 프로젝트의 테마인 '늑대'의 경우, 2~3년 동안 여성을 공부하다가 발견한 키워드다. 나는 여성을 주제로 워크숍, 공연, 독립출판물을 순차적으로 만들었고, 내가 원하는 것과 아이가 원하는 것을 조율하면서 ‘고양이가 말하는 아니무스’라는 공연도 했다. 그런데 당시 읽었던 많은 책과 자료들을 돌아보면 늑대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즉 늑대라는 존재는 사냥과 활동반경이 인간과 흡사해서 인간에게는 골칫덩이였고 때문에 늑대에 관한 온갖 부정적 이미지들이 생산되었는데, 그러면서 늑대는 여성처럼 ‘소외된 동물의 대명사’가 아닐까 하는 질문이 내게 와닿았던 것 같다. 늑대는 가족단위로 사회를 이루면서 살아가는데, 가족이라는 개념이 유연하고 어린 늑대뿐만이 아니라 늙은 늑대까지 모두 돌본다. 게다가 리더의 역할이 권위에 있지 않고, 암컷과 수컷 리더 중 정말 중요한 결정은 암컷이 내린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인간인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자연스러움'과 '야생'이라는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매개가 늑대임을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나는 늑대를 통해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겪고 있다.
[천 왈]: 그렇다면 늑대라는 뿌리에 기반을 둔 ‘여성에 관한 작품’이 이번 작품의 키워드인가?
[서 왈]: 흠... 비혼을 선언하고 비혼주의자로 사는 친구도 있고 결혼은 하나의 대안일 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나는 사실 예전에는 미처 그 생각을 못했다. 우리 집은 딸만 셋이다. 그래서인지 자라면서 여자로서 부당한 처우를 받은 적이 없다. 부모님은 늘 뒷바라지를 해주려 노력하셨고 때문에 성별에 따른 부당함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니 여성으로서의 지위가 내려갔다. 남편은 아들로서 부모님이 어떻게 자신을 대하고 뒷바라지해주었는지 알고 있다 보니, 그러한 어머니의 역할을 아내인 내가 치환해주길 바랐다. 그런데 페미니즘 공부를 하다 보니 그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시누이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형님들의 인생에서는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삶의 방식이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소들을 바꾸려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내 삶에서 절실하게 찾게 되었고, 작품은 그러한 개인적 경험도 일부 반영한다.
[천 왈]: 이번 작업을 위해 준비하는 안무 소스나 핵심적인 아이템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서 왈]: 기공은 (작품에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holistic한 부분이지만) 내 작업의 주축이 된다. ‘의료기공’이라고 하는데 치앙마이에서 진행되는 지도자 과정에 참가해 몸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삶까지 총체적으로 키우는 내외면의 작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기공은 힘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불편하지 않으며, 어떤 수순대로 내외면의 힘이 생기도록 나를 도와준다. 삶을 ‘계속 같이 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연결을 만드는 토대가 된다고나 할까.
나는 발레로 시작해서 대학 때는 한국무용을, 그 후에는 현대무용을 했다. 그런데 기공은 척추사용이 다르다. 배우면 배울수록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번에는 아예 instructor 입문 수업을 들으러 간다. 배우고 나면 사람들을 안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몸 수업인데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그 안으로 흡수해 진행하고, 연대, 애도의 형태를 수업 안에 만들어놓으면 그 속에서 애도의 춤을 추게 된다. 수련을 통해서 겪은 몸의 경험과 즉흥, 그리고 여성을 기반으로 한 몸의 경험을 엮어 수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작품도 이 연장선상에서 탄생을 하지 않을까.
나 같은 경우 친구들과 처음으로 작업 그룹을 만들었을 때에도 삶과 분리되지 않는 작업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때문에 작업과 함께 ‘내’가 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지속과 성장이 주는 윤택함이 있는데, 내게는 내 작업과 삶을 연결하는 것이 일상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반이다. 삶의 성장과 성숙은 내 몸에 축적된다. 우리는 삶의 역사성을 대변하는 몸을 매개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을 겪고, 이 과정에서 나는 나의 내면을 축적시키며 나아가는 작업을 지향한다. 서울무용센터에서 진행한 교토 교환안무가로 다녀왔을 때가 그 출발점이었다. 당시 이야기했던 것들이 이제야 비로소 펼쳐지고 있다. 예를 들면 <집 시리즈>를 할 때마다 우리는 참여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다. 아무도 기록해주지 않으므로 우리가 직접 기록하지만 자체 제작, 홍보, 기록의 모든 과정 자체가 우리 스스로하기 때문에, 또다른 성장의 기반을 제공하며 그 과정이 정말 뿌듯하다.
[천 왈]: 무용계에서는 작년 6월 유명 안무가의 미투 사건이 폭로되어 2019년 하반기 내내 반성폭력연대가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특히나 ‘여성’의 주제에 관심을 가져온 서경선 안무가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예술계의 미투운동을 다룬 <춤인>의 기획 인터뷰, '우리 안의 폭력을 다시 고민하기'(2019년 9월호)에 토론자로 참여했고, 법정 방청연대와 다양한 워크샵에도 함께 했다. 이러한 사건에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무용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가 있나?
[서 왈]: 여성을 주제로 오랫동안 작업을 하다 보니 내 안에 뚝심이 생겼고, 무엇보다 피해자가 다시는 무대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너무도 절실히 체감되었다. 권력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위해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어떤 방식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 내 안에서 오랫동안 목말라했다. 법정 방청연대, ‘약속하는 언니들’ 등에 참여했지만, 실은 작년 한해 반성폭력연대 활동을 하면서 내 작은 행동이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었다면 (나에게는 이러한 고민들이 축적된 시간들이 쌓여서인지 몰라도..), 드디어 행동할 수 있다는 기쁨이 두려움보다 훨씬 컸다.
[천 왈]: 그렇다면 그 연장선상에서 묻고자 한다. 작년 미투사건을 계기로 ‘페미플로어’와 ‘약속하는 언니들’ 이 활발히 워크숍을 열었고 신체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행동강령/ 창작 자치규약을 만들었다. 이러한 규약들은 작품 창작과정에서 무용수들에게 일어나는 성희롱, 폭력 상황을 예방하고 보다 안전한 창작풍토를 만들기 위한 안전망들이다. 이 규약이 현재 진행 중인 작품에 미친 영향이 있을까?
[서 왈]: 예를 들면 <늑대여 오라>라는 프로젝트의 경우 우리가 이 작업을 통해 하려는 ‘약속들’을 선보였다. 가장 필요한 내용들만 뽑았는데, 연습실에서의 약속과 프로젝트를 위한 전반적인 약속 및 실천 내용들이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 합의를 보아야 할 지점들이 필요하겠다는 깨달음이 있어서 샘플로 만들어진 자치규약을 다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 내용을 <늑대여 오라> 밴드에 올렸고, 참여자들에게 읽은 후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물어보았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창작 문화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먼저 이 약속들을 듣고 시작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뿌듯했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전 단단한 안전망을 구축한 느낌이었다.
[천 왈]: 마지막 질문이다. 무용계의 <찬란한 벌판>, 즉 여성 예술가로서 힘차게 전진하고 거침없이 춤추기 위한 너른 대지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을까?
[서 왈]: 이른바 ‘힘’들이 생긴 다음 그 힘이 공고해지는 것을 나는 무척 경계한다. 힘, 다시 말해 ‘세력이 되는 것’ 자체가 폭력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용계의 현실에서 보면 (이른바 주류에 있다고 생각하는 10퍼센트를 제외한) 나머지 90퍼센트는 자신이 무용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자신이 무용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지?’라는 질문이 남는다. 나는 힘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경험이 정말 좋다. 그리고 이 사라짐을 지향한다. 때문에 이렇게 ‘사라지는 과정’에서 정화된 벌판이,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는 찬란한 대지를 조금씩 확보해주지 않을까-.
* Editor's No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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