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매주 목요일 정오 광화문광장에서 진행 중인 ‘국정 파탄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무용인 1인 시위’ 참여작. ‘프로젝트그룹 정오의 1인’ 제공
재작년 국립국악원 검열사태에 저항했던 정영두 안무가 등 무용인들은 나흘간 광화문광장 블랙텐트에서 모두 24개 춤판을 릴레이로 이어간다. 한마디로 ‘블랙텐트 무용 주간’이라 부를만하다. 김윤진 안무가를 중심으로 무용인들은 지난해 11월3일 광화문광장에서 250여 명이 서명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선녀 퍼포먼스’를 통해 검열과 블랙리스트에 항의한 바 있다.
다음 주 춤판을 살펴보면, 먼저 27일 밤 8시 김혜연 안무의 <개구리>, 그룹 14피트(feet)의 <묵음>, 오후의 예술공방의 <슬픔 속으로>가 테이프를 끊는다. 이어 28일 같은 시간에는 지난해 말부터 이순신 동상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온 ‘프로젝트 그룹 정오의 1인’이 <유랑-이름 없음의 슬픔>을 올린다.
달을 넘겨 3월1일에는 정영두가 이끄는 두 댄스 씨어터의 <퍼즐>, 최지연 안무의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보결 댄스 라이프 무용단의 <물의 꿈: 빛을 향하여>를 공연하고, 2일에는 한국민족춤협의회가 90분간 전통춤으로 광장 시민들과 만난다.
김혜연 안무의 <개구리>. 연아트컴퍼니 제공
▶<개구리>(17분)=엔(N)포 세대로 불리는 현대 한국의 젊은이를 통해 모순된 구조 속에서도 행복의 기준은 자신이 돼야 함을 이야기한다. 김혜연이 안무하고 김혜연·김정은·신희무가 출연한다. 김혜연은 경기도립무용단 단원으로 현시대 예술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메시지와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묵음>(20분)=묵음(默吟)은 ‘소리 없이 시를 읊는다’는 뜻으로, 점점 좁혀 드는 삶의 조건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찾는 의지를 담았다. 움직임 탐구그룹 ‘14피트’(feet)는 몸이 춤으로, 삶으로 향하는 발걸음이다. 이소영·허윤경·김지영이 공동안무하고 출연한다.
▶<슬픔 속으로>(25분)=예술과 사회의 접점을 고민해온 젊은 예술가 모임 ‘감성스터디 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이 세월호 1주기 추모공연 <팽목의 자장가>로 초연했던 작품이다. 천샘이 안무하고 천샘·김하람이 출연한다.
#2월28일(화) 밤 8시▶<유랑-이름 없음의 이름>=‘프로젝트 그룹 정오의 1인’은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목요일 정오 광화문광장에서 진행 중인 ‘국정 파탄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무용인 1인 시위’에 참여한 무용가 중 일부가 모여 블랙텐트 무대를 위해 일시적으로 구성한 프로젝트팀이다. 각자 다양한 콘셉트로 몸짓 시위를 펼쳤던 내용을 모티브로 삼아 즉흥 연주자들과 함께 공동 구성의 협업 무대를 펼친다. 장은정 X 김혜숙, 댄스씨어터 틱(김윤규·서진욱), 더 무브(The Move) 윤성은, 홍은주, 박소정, 송주원, 프로젝트 락교(원을미·박윤채영)가 각각 공동안무하고 출연한다. 자유즉흥 연주엔 타악 조민수, 전자음악 지나가던 조씨, 플루트 황정인이 참여한다.
정영두 안무가가 이끄는 두 댄스 씨어터의 <퍼즐>. 엘지아트센터 제공
한국민족춤협회 장순향의 <살풀이춤>. 한국민족춤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