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예술공방을 공지하는 일주일 전이 되면
책은 어느 정도 읽어놓은 상황입니다.
그런 다음 책의 전체 흐름을 잡아
함께 하고픈 예술가분들을 초대하는 짧은 앞글을 쓰지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마음이 아팠던 적이,
공감되는 만큼 움직임이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여러 고민하게 되는 책을 만난 것도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이 가벼웠다는 뜻이 아니라,
드러내지는 않지만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을지 모를 '트라우마-'
그리하여 내 삶을, 성격을, 외모와 몸과 맘의 근육을
왜곡시키고, 꺾어놓고, 흉터를 새기고, 깊은 후유증을 남긴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에 대한 치열한 연구가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을
깊고도 울림 있는 치유의 목소리로 초대하기 때문입니다.
학술서가 가지고 있는 딱딱한 톤,
과학과 이성을 무기로 한 지식의 도도함에 묻혀
인간에 대한 연민은 살짝 양념 정도로만
결론에 겻들여 뿌려지는 불쾌함이 이 책에는 없습니다.
대신 참으로 정중하고도 따뜻하게-
책을 읽는 우리 자신 고통의 한부분을 건드립니다.
왜냐하면 저자는 트라우마를 겪어온
한 사람 한사람의 고통의 계절에
동시대를 살아온 인간으로서 깊은 경의를 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분명 트라우마에 대해 말하지만,
마치 우리의 트라우마가 '경청'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따뜻하고도 진중한 책입니다.
또한 몸을 움직이는 우리에게는
그러한 트라우마가 하나쯤은 쌓였을지 모를
우리 몸의 슬픔과 위로의 근육들을 돌아볼 기회가 되는,
그리하여 내 움직임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생각해볼 계기를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인 25일, 3시부터
아직 캐어내지지 않은 슬픔과 상흔의 유리조각이 박힌
트라우마의 기억과 이를 담담히 담아내는
우리 몸의 위대한 여정으로 함께 들어가보려 합니다.
함께 하고픈 예술가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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