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RS' LOUNGE-

댄서스라운지

박성은 - 서순정 - 천 샘 콜라보레이션 후기 (2014.12.5, DiMenna Center, NY)

댄서스라운지 2014. 12. 19. 04:20

 

 

성은양이 공연을 위해 뉴욕으로 떠난 후 카톡이 왔습니다.

작곡가분과 저는 한국에 남아 있었고,

성은양은 그곳에서 홀로

작곡된 콘체르토를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면서 

6분여의 솔로 퍼포먼스를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실시간 카톡에서는 분주한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날아간 성은 양을 비롯,

지휘자 선생님과 연주자분들이 모두 모여 단기간 내에 

새로 작곡된 콘체르토로를 빈틈없이 소화해낼 시간은

참으로- 빠듯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 와중에 움직임도 소화해야 하는 성은양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겁니다. 

그저 마음 편하게 먹으라는 말밖에는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토요일, 

두어 번의 리허설이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후,

본공연의 퍼포먼스가 끝나자마자 상기된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최종 리허설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오케스트라와 움직임의 조화로움은 염려가 무색하리만치 잘 흘러갔고,

자신의 퍼포먼스에 100%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공연은 작품 제목처럼 'Miraculous'하게-

잘 마무리되었다고요.  

가슴 벅찬 문자. 그리고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문자.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 환호와 탄성이 바로 도전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가장 놀라운 선물이라는 것.

우리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상상하지 못했던 시도를 할 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때로는 실패마저 '찬란하다'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도전일 겁니다.  

그리고 도전의 마지막에 누리는 환호와 탄성, 혹은 탄식은,

그 어미가 올라가든 내려가든-

무조건. 무조건, 또 무조건 값지고 좋은 것이라고요.  

 

확장된 신체와 선율의 움직임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몸과 바이올린으로 그 실험을 하는 성은양이 고맙고 대견합니다.

아래 라운지에서 찍은 성은양의 리허설 동영상 일부를 올립니다.

용기 있는 실험을 라운지에서 함께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꾸벅~!.

 

이런 용기 있는 분들- 라운지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예술의 재미난 역적모의를.. 항상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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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ulous Bow, Final Dress Rehearsal @Dancers' Lounge, Nov.27,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