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RS' LOUNGE-

언론 보도 + 기획 공연 인터뷰

[여성, 신체, 공간, 폭력], [기울어진 무대 위 여성들] - 공연 리뷰 외 (2021.9)

댄서스라운지 2021. 12. 29. 21:40

윤단우 작가의 [여성, 신체, 공간, 폭력], [기울어진 무대 위 여성들] 두 권이 출판되었습니다. ‘4개의 키워드로 무용 현장을 읽는다’라는 설명이 붙어있는데 읽다보면 실은 문화예술계와 우리 사회 전체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죽는 여자 ——병든 여자 —— 프로아나 —— 급증하는 20대 여성 자살율 —— 소라넷 (n번방)으로 이어지는 이 비참한 고리는 읽는 만큼, 그리고 아는 만큼 숨막힙니다. 그간 어느 정도 훈련이 되어 아는 이야기일지라도 이렇게 하나의 챕터로 연결되어 다시 흐름을 쫓다보면 턱밑까지 숨이 차오르며, 현실을 다시금 직시하게 되고요. 

 

올 해 예술공방에서는 <상여자의 착지술>을 제외한 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 활동을 잠시 쉬고, 미뤄두었던 예술활동에 후회없이 몰입하고 있는데요. 예술은 때론 얼마나 사치스럽기까지한.. 스스로를 위한 안식인지, 책을 읽으며 어느 계절의 치열함이 환기됩니다. 

책 두 권 다 무용현장의 언어로 문화예술계와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용현장의 언어가 낯선 독자라면 [여성, 신체, 공간, 폭력]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리고 그 운동장을 받들고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찬란한 벌판>의 공연 리뷰와 <오롯 위드유>, <상여자의 착지술>의 이야기가 책 두 권에 가볍지 않은 분량으로 실려 있습니다. 책을 직접 사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본문을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의미있는 지면에 저희들의 작업을 들려주셔서 쑥쓰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도 어떤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작은 힘을 보태었나보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숨을 고르고 책장을 넘기며,  아직 깔깔하게 남은 트라우마도 언젠가는 시나브로- 쓸려갈 것이라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