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하고나서 저는 많이 무뎌졌습니다.
아기 엄마가 되면 겪게 된다는 모든 일들을
하나둘씩 온전히 겪으면서,
예전보다 무거워진 일상의 책임감,
전보다 무거워진 하루의 무게 앞에서
다른 촉수들은 자연스럽게 둔탁해져 갔습니다.
부모님은 전보다 성격이 무뎌졌다고 좋아 하셨지만,
그러한 무뎌짐과 동시에 두려운 것도 생겨갑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지요.
'지금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곧 나옵니다.
'일상의 무게에 눌려 온 몸이 무뎌지고,
내가 보호해야할 가족이 생기면서
양심이라는 것이 즉각 반응하지 못하는...
무감각한- 사람이 될까봐, 제일 두렵다.'
올 해로 두 번째를 맞이할 살롱이브닝을 준비하며
오후의 예술공방 식구들은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살롱이브닝의 시작을 알리는
안무자 스터디 시리즈를 이번 달부터 시작합니다.
그 첫 책은 살롱이브닝의 가제이자,
학자 이희원이 쓴 성과 감각에 대한 예리한 통찰- <무감각은 범죄다>입니다.
이 책은 성에 대한 담론이지만, '성'이라는 키워드로만 국한시켜볼 책은 아닙니다.
책은 성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격적으로 성을 대하는 태도,
다시 말해 성찰적 오감이, 몸과 정신 모두에 열려 있는 실천적 인간에 대해 먼저 논하며,
따라서 '사랑은 실천적 감각이다'라는 명제를 온 몸으로 체화한 사람만이
자신의 성도 찬란하게 향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요.
지난 달 <한공주>를 시작으로, 폭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몇 달을 여는 지금,
이번에는 '성'이라는 주제를 매개로 우리 주변을 둘러싼 폭력의 모습과
이에 대응하는 인간의 자세 등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스터디는 이번달에 안무자 워크숍을 맡은 천 샘 안무자가 진행할 예정이며,
스터디 뒤에는 안무자의 작품 <지표동물>의 작품 발제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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